환자단체 "기적의 항암제? 넥시아 근거자료 허점 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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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기적의 항암제? 넥시아 근거자료 허점 투성"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5.11.0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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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통해 주장..."SCI 논문투고 독자편지 수준"

말기 암환자에 사용하는 고가항암제 '넥시아' 효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환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약효를 검증해 논란을 불식시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넥시아를 홍보하는 전문가 집단의 과학적 근거와 세계 저명한 학술지 게재 등 면면을 살펴보면 허점이 많고 사실이 호도된 경우가 많은 데다가 환자 치료성적 또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환자단체들의 주장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오늘(4일) 오전 종로 M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넥시아 검증위원회' 활동으로 확인한 임상연구 분석과 SCI급 논문 투고 사실확인 결과, 정부의 비협조 등 그간의 경과와 문제점 등에 대해 공개 비판했다.

넥시아는 최원철 단국대 부총장팀이 개발한 한의학적 암 치료연구 프로젝트의 산물로, 옻나무 추출물로 말기 3~4기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약제다. 지금도 일부 말기 암환자들이 마지막 희망으로 복용하고 있는데, 약값은 한 달 기준 300만~4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환자들 사이에서는 효과여부가 분분해 이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검증을 통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환자단체들의 주장이다.

환자단체들은 이에 따라 개발자와 효과를 주장하는 교수의 임상연구 등을 분석, 취재했다.

먼저 이영작 교수가 발표한 '후향적 임상연구' 결과는 상당수 암환자들이 양방병원에서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이식 등 표준 치료와 병행하거나 양방 치료 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조군 없이 사후적 통계분석기법 연구를 사용했다는 점도 맹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이영작 교수도 "연구 한계점에서 광혜원 한방병원에서 처음 진료 받은 환자 6명을 제외하고 말기 암환자 210명 중 의사소견서나 의무기록사본 등 명확한 근거자료로 분석한 경우는 78명(37%)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환자단체연합은 '넥시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원철 부총장이 넥시아 치료로 장기생존하고 있다고 소개한 말기 암환자 9명과 직접 섭외한 환자 1명을 인터뷰해 조사했다.

그 결과 이 중 6명은 표준적인 양방 치료를 단독·병행 복용한 경우로 넥시아만의 효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4명은 양방치료에 실패한 후 넥시아를 단독복용했기 때문에 치료효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국제 학술지 게재 입증 부분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 환자단체들의 주장이다.

최원철 부총장이 SCI급 학술지인 'Annals of Oncology'를 통해 치료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던 부분도 환자단체 취재결과 '편집장에게 보내는 독자편지(letters to the editor)' 형태로 2가지 증례를 소개한 것에 불과했다. 정부 주도의 검증작업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이후 넥시아의 양방 항암제 버전으로 나온 '#아징스75(AZINX75)'에 대한 식약처 대처도 문제로 지적됐다. 아징스75는 현재 임상2상이 완료된 상태지만 식약처는 이 결과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
 

환자단체들은 양방으로서 넥시아를 검증할 수 있는 이 결과를 정보공개청구로 요청했지만 식약처는 아직까지 답변하지 않고 있다.

논란이 증폭되자 지난 6월, 최원철 부총장을 포함한 단국대 넥시아글로벌센터 소속 한의사 6명이 환자단체 '넥시아 검증위원회' 위원장(안기종 환자단체연합 대표)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하는 등 법정다툼으로까지 번지기 이르렀다.

환자단체연합은 "넥시아를 폄하하려는 게 아니다. 완치사례가 계속 나타나야 하는데 이후의 결과물이 없고, 인정할만한 사례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환자들은 양한방 여부를 떠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고 이를 인정할만한 근거와 효과 사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단독-보조요법을 떠나 말기 암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효과와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식약처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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