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은 긍정의 인연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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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은 긍정의 인연을 만드는 것"
  • 이광열 기자
  • 승인 2014.11.19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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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백혈병환우회, '물보다 진한 이야기' 콘서트

“보통 내가 어려운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 같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그 사람이 내 손을 잡은 거예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은 결국 그 모든 것들이 시간이 흘러 자신에게 좋은 일로 다가오더라고요. 결국 우리는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하는 인연이 되는 거죠. 긍정의 인연 말이에요.”

지난 17일 한국백혈병환우회가 개최하는 제5회 헌혈톡톡콘서트가 ‘인연’이라는 타이틀로 열렸다. 이날 김미화씨는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약 1시간 동안 “돕는 행위가 결국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한다.”며 긍정의 인연에 대해 얘기했다. 감동스러운 토크가 이어지지만 중간 중간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한바탕 웃음이 지나가도 관객들이 진지함을 잃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현재 용인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호미’에서 주말마다 농부벼룩시장을 열고 있는데, 이곳에서 잘 팔릴 수 있도록 앞에 나서서 돕고 있다.”며 “그런데 마을주민들이 상당히 좋아해서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침식사 초대가 대표적”이라고 언급했다. “아침을 함께 먹어서 좋은 것도 있지만 같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소소한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며 “난 야채를 파는 것을 도와줬을 뿐인데 그분들은 내 마음을 채워주는 긍정의 인연으로 다가왔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리고 이어서 “헌혈도 서로가 서로에게 상생의 인연이자 긍정의 인연을 만드는 행위”라며 “헌혈과 긍정의 인연”에 대해 언급했다. 김씨는 “우리는 그냥 헌혈 한번 한 것뿐이지만 헌혈하고 나오면 마음은 부자가 되는 느낌”이라면서 “겉으로는 헌혈자가 수혈자에게 일방적으로 손을 내민 것처럼 보이지만 수혈자들도 헌혈자들에게 결국 마음의 선물을 주고 있다.”며 헌혈의 주는 기쁨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보이스코리아1’의 우승자 손승연씨가 나와서 축하무대를 꾸몄다. ‘물들어’ ‘렛잇고’ 등 총 3곡의 노래를 파워풀하면서 때로는 감미롭게 부르며 헌혈자와 수혈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첫 노래가 끝나고 손씨는 “백혈병환우회에서 헌혈톡톡콘서트 초청 요청이 왔을 때 기분이 좋았다.”며 그 이유를 ‘백혈병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밝혀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큰이모부님도 백혈병 투병을 하셨어요. 그런데 백혈병이라는 사실을 가족들이 모두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서 헌혈증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지요. 뭔가 치료를 위한 시도 자체를 거의 하지 못하시고 돌아가셔서 큰이모부님만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리답니다.”

하지만 손씨는 “오늘 이렇게 백혈병환우회와 인연이 되어 여기서 노래를 부르니까 오히려 자신이 위로를 받는 기분”이라며 불러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손씨는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아픔을 겪어서 그런지 헌혈에 대한 마음 가짐 자체가 과거 그냥 헌혈하던 때와는 달라졌다.”며 “요즘 바빠서 조금 헌혈하는 것이 뜸해졌지만 오늘 이 자리에 참석도 한 만큼 내일이라도 당장 헌혈하러 가야겠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2년 전 백혈병 투병생활을 했던 유진혁 군도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백혈병환우회 창립기념식 때에도 무대에 서서 어머니를 향한 고마움을 노래로 절절히 표현해 이후 환우회 내에서는 유명인사가 되어버렸다.

투병 전보다 더 밝아지고 건강해진 유진혁 군은 “투병하는 동안에 학교 헌혈차를 불러서 친구들 모두 헌혈을 한 결과 헌혈증서를 300장 이상 받게 됐다.”며 “어떻게 그 빚을 갚아야할지 모르겠다.”며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자신이 힘들어하면 피자를 사들고 와서 위로를 해주던 그때, 친구라는 인연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고백을 하기도 했다.

현재 유군은 열심히 음악공부를 하고 있다. 유명인사가 되기보다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희망의 노래를 전하고 싶어서이다. 이날 무대에서도 그의 바람을 담아 ‘거위의 꿈’ 등 3곡을 친구와 함께 불러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날 콘서트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도 호평일색이었다. 용인에서 온 이호성 씨(34)는 “매해 헌혈자로 참석하고 있는데, 헌혈톡톡콘서트가 더 세련돼지고 감동과 재미도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면서 헌혈톡톡콘서트의 발전에 대해 칭찬을 남겼다.

화곡동에서 왔다는 하혜정 씨(43세)는 “긍정의 인연에 대한 김미화 씨의 강연이 특히 마음에 닿아서 좋은 시간이 됐다.”며 “이번에 딸을 데리고 왔는데 잘 한 것 같다.”고 말하며 이날 콘서트의 감동을 전했다.

친구 따라서 함께 왔다는 강미정 씨(22세)는 “헌혈자와 수혈자들의 만나는 이런 자리가 있다는 것이 굉장했다.”면서도 “헌혈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지만 이번 콘서트를 통해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헌혈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헌혈에 대한 남달라진 생각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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