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단체 "다이어트 약으로 오남용 '삭센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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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단체 "다이어트 약으로 오남용 '삭센다' 우려"
  • 이광열 기자
  • 승인 2019.01.2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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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삭센다'가 의원가에서 무작위로 처방되고 있는 실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2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은 논평을 내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했던 삭센다가 국내에서는 누구를 타겟으로 하는가"라며 지적했다.

삭센다는 애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이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장에서 GLP-1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식욕이나 음식 섭취를 억제시키는데, 이 GLP-1이라는 물질과 유사한 구조로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일정 부분에 작용해 포만감을 높이고 공복 느낌을 낮추는 방식으로 체중감량을 시킨다.

이 가운데 2015년 노보노디스크(삭센다 제조회사)의 임상 시험 결과, 삭센다가 체중의 10%를 감량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약은 "이 임상시험 대상 환자의 평균 체중은 106.2kg이었고 체질량지수는 38.3이었다. 한국 여성 평균 키를 162cm로 가정했을 때 이 체질량지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몸무게가 100kg을 넘어야 한다. 삭센다는 최소 70kg이상이 되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균 106.2kg 환자들은 투약 1년 후 평균 8.4kg을 감량했다. 삭센다를 투여한 환자 중 63.2%가 체중의 5% 감량, 33.1%가 10% 감량에 성공한 것이고, 이것이 저 화려한 뉴스 타이틀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또, 삭센다는 전임상 시험에서 쥐에서 갑상선암을 유발했고 이에 갑상선 수질암 병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 금기 제품이다. 

이와 관련해 건약은 "췌장암의 위험을 10배 상승시키는 췌장염 비율도 4배나 높아졌다. 젊은 여성의 사용 빈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형아 출산, 유산 위험 또한 높아졌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부작용을 강조했다.

또한 건약은 "현재 국내에서는 비만클리닉은 물론이고 피부과, 내과 등등 온갖 의원에서 '평생 맞아도 아무 부작용 없는 약', '혈압도 떨어뜨려주고 고지혈증도 내려주고 일석백조의 다이어트 치료제'로 삭센다를 광고하고 있다. 체중이나 체질량지수 확인은 고사하고 최대 금기 사항인 갑상선 병력에 대한 질문도 없이 무작위로 처방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건약은 "삭센다는 아직 알 수 없다. 갑상선암과 췌장염, 담석증까지 논란이 산재할 뿐이다. 약에도 생명이 있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아는 위험을 확증하기 어렵다. 다만 삭센다의 위험을 '우려' 할 만큼의 데이터는 충분하다는 점, 더군다나 삭센다는 '다이어트 약'이 아니라 중증·고도의 비만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비만치료제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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