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중환자실, 약물 허가외 사용 비중 76%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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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중환자실, 약물 허가외 사용 비중 76% 달해"
  • 홍지연 기자
  • 승인 2019.09.16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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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어린이병원 원내처방 내역 분석결과

2017년 상반기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처방된 약물 1797건 중 허가 외로 사용된 약물은 1366건으로 전체 처방의 7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병원약사회지 최근호에 실린 '단일기관 신생아중환자실에서의 허가외 약물 사용 현황' 논문에 따르면, 서울대어린이병원 NICU에 재원한 226명의 신생아 중 1개 이상의 허가 외 약물(오프라벨, Off-Label)을 처방받은 환자는 99.1%(224명)에 달했다. 

연구팀은 "신생아는 주의깊은 약물 사용이 필요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많은 약물은 신생아에 대한 안전성·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면서 "해외 여러 보고를 봐도 NICU의 비승인 약물·허가 외 약물 처방율은 34~80%이며, NICU에 입실한 신생아의 70~97%는 적어도 1개 이상의 비승인 약물·허가 외 약물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허가 외 사용 약물을 세부적으로 분류해보면, 소아에 대한 허가는 있으나 신생아에 대한 허가가 없는 약물의 비율이 651건(36.2%)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생아·소아 모두 허가가 없는 약물 481건(26.8%), 신생아·소아에 대한 허가는 있으나 용량·용법에 대한 허가 외 사용 155건(8.6%), 신생아·소아에 대한 금기약물 79건(4.4%) 순으로 높았다.

이를 의약품 분류 코드(ATC)에 따라 약물 계열별로 분류·분석해보면, 전신작용 항감염제 계열(24.5%, 334건)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소화관·대사(17.8%), 심혈관계(16.1%), 감각기관(13.4%), 신경계(8.4%) 순이었다. 

전신작용 항감염제의 허가 외 사용은 신생아·소아에 대한 허가는 있으나 용량·용법에 대한 허가 외 사용 비율이 45.5%(152건)로 가장 높았고, 소아에 대한 허가는 있으나 신생아에 대한 허가가 없는 약물 29.6%(99건), 신생아·소아 모두 허가가 없는 약물 24.9%(83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신생아·소아에 대한 허가는 있으나 용량·용법에 대한 허가 외로 사용한 155건 중 전신작용 항감염제는 98.1%(152건)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용량·용법에 대한 허가 외 사용이 98.1%인 이유는 전신작용 항감염제 허가사항이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는 것과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반코마이신(Vancomycin)·아미노글리코사이드(Aminoglycoside)계 약물 아미카신(Amikacin)·겐타마이신(Gentamicin) 등은 신기능·약물과 배설간 연관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신생아는 월경 후 연령(Post Menstrual Age, PMA)에 따라 신기능이 크게 달라지는데, 이런 특성을 고려해 용량·용법을 결정해야 하지만, 국내 허가사항에는 이들 약물에 대해 월경 후 연령에 따른 세부 용량·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임상 현장에서는 약물 관련 데이터베이스·최신 논문 등을 참고해 처방하므로 국내 허가사항과 실제 사용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미숙아 137명과 만삭아 89명에 대한 처방건수 중 허가 외 약물 사용은 각각 930건(75.2%)·436건(77.7%)이었다. 허가외 약물 사용 빈도는 두 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신생아에게 신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들은 이부프로펜(Ibuprofen) IV를 제외하고 모두 허가외 사용 약물이었다. 주된 약물군은 항생제·이뇨제였다. 이를 미숙아와 만삭아로 나눠 비교했을 때 신독성 약물 사용빈도는 대부분 유의한 차이가 없는 반면, 미숙아는 암피실린(Ampicillin)·겐타마이신(Gentamicin), 만삭아는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 사용빈도가 각각 높았다.

신독성 약물의 평균 유지기간은 대부분 7일 이내로 길지 않았으나, 경구 이뇨제는 미숙아의 경우 스피로노락톤 유지기간 평균 17.2일, 푸로세미드(Furosemide) 유지기간 평균 25.9일 등으로 긴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본 연구에서 조사된 신생아·소아에 대한 금기약물은 총 18종이며, 처방 비율은 4.4%로 나타났다. 국내 허가사항과 미국 FDA 허가사항을 비교해보면, 18종 중 메틸프레드니솔론 소듐 석시네이트(methylprednisolone sodium succinate) IV와 로라제팜(Lorazepam) IV만 미국 FDA에서 미숙아 사용 금기로 돼 있었다"면서 "금기 사유는 첨가제로 미숙아에게 치명적인 호흡곤란을 발생시킬 수 있는 벤질 알코올(Benzyl Alcohol)을 포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실제 본원에서 사용된 신생아·소아에 대한 금기약물 18종 중 메틸프레드니솔론 소듐 석시네이트 IV·로라제팜 IV·덱사메타손(Dexamethasone) IV·페노바르비탈(Phenobarbital) IV·아미오다론(Amiodarone) IV에 벤질 알코올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는 특정 연령 금기 약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전문적인 약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신생아에 대한 약동학적 특성 이해, 국내와 다른 해외 허가사항 비교, 다양한 문헌고찰 등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NICU의 다빈도 사용 약물을 중심으로 다기관 네트워크를 통한 후향적 연구를 통해 신생아에게 질 높은 치료를 제공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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