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단체 "체내 흡수안되는 소염효소제 퇴출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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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단체 "체내 흡수안되는 소염효소제 퇴출시켜야"
  • 홍지연 기자
  • 승인 2018.03.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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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다제 등 지목..."미국선 30여년 전 사라져"

약사단체가 소염효소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와 제약사의 대응에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공동대표 박혜경·윤영철, 이하 건약)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염효소제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다.

건약은 기관지염, 감기, 편도염, 관절염, 안과질환 등에 널리 많이 쓰이고 있는 소염효소제에 대해 효능에 분명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염효소제는 '바리다제'(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로, 유아부터 성인, 노인까지 온갖 질병에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바리다제는 2004년부터 폭발적으로 사용이 늘어나면서 2016년까지 약 6000억 원 상당 판매됐다.

건약은 "바리다제 이전에는 세라치오펩티다제, 리소짐이라는 이름의 소염효소제들이 성수기를 누렸으나 일본에서 효과가 별로 없으니 이만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고 퇴출되면서 한국에서도 자연스레 허가가 취소됐다"며 "지금도 브로멜라인이나 트립신이라는 이름의 유사 약들이 존재하나 바리다제에 비한다면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건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작년 11월 소염효소제가 별반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실토하며 이제라도 근거 자료를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제약사에게 내렸고, 제약사들은 임상시험을 준비하겠다며 허둥지둥 서두르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약은 "과연 이 임상시험이 바리다제의 효과를 증명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넘어 걱정스럽다"며 "만약 바리다제의 효과가 증명된다면 그건 한국 보건의료당국의 망신이자 국내 제약업계, 임상시험기관의 신뢰를 국제적으로 무너뜨리는 일이 되고야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이유에 대해 건약은 "전 세계 유수 대학에서 약학 교과서로 쓰이고 있는 책에서는 이미 1975년 '바리다제의 가치가 확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구용으로 섭취 시 바리다제는 위산에 의해 불활성화 되어 체내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에서는 1981년 '바리다제는 효과가 없고 향후에도 효과를 입증할 가능성이 없어' 퇴출됐다"며 "식약처가 허가를 줄 때 근거로 삼았던 독일에서도 사라졌다는데 언제, 왜 사라졌는지 식약처는 모르겠다고 하지만 상식선에서 충분히 예상가능한 상황이다. 모두에게 상식인 명제를 왜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증명하길 요구하는지 식약처와 제약사의 속내가 자못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건약은 "국내 의약품 사용 양상을 보았을 때 바리다제가 사라지고 나면 또 다른 소염효소제들이 그 자리를 파고 들어갈 것"이라며 "소염효소제를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남발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다. 소염효소제 뿐 아니라 뇌기능개선제, 혈액순환제, 간질환용제 등 별다른 효과도 없이 그저 국민들의 주머니만 털어가는 이런 종류의 약들은 이제 그만, 안녕을 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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