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N 우선 권고 브루킨사, 언제까지 급여권 밖에 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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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N 우선 권고 브루킨사, 언제까지 급여권 밖에 둘 건가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3.10.1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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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으로 임브루비카 못쓰는 MCL 환자들 사실상 '못본채'
약 30% 달하는 비용절감 효과도 고려 안

림프조직 세포들이 악성으로 전환돼 발생하는 혈액암인 외투세포림프종(MCL)은 예후가 아주 나쁜 공격적인 성향의 림프종으로 알려져 있다. 비호지킨림프종(NHL) 중 하나로 전체 NHL 환자의 약 3%를 차지한다. 질병 진행이 빠르고 재발률이 높은게 특징인데, 재발하거나 1차 치료에 실패한 경우 1~2년 내 사망할 수 있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다행인 건 림프조직 세포 악성화를 막아주는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ruton tyrosine kinase, BTK) 억제제라는 약물이 그 것인데, 1세대 약물인 임브루비카캡슐(이브루티닙)은 이미 2016년 6월 국민건강보험 약제목록에 등재돼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표준요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치료제들이 그렇듯이 임브루비카는 치료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작용 위험을 수반한다. 심방세동/조동, 고혈압, 주요 출혈, 설사 등이 해당 부작용들이다. 

MCL환자는 대체로 고령이고 심혈관계 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다. 당연히 임브루비카의 이런 부작용 위험은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치료방식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예 임브루비카 요법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불내약성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고령의 환자에게 항암요법은 크고 작은 부작용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치료의 유익성을 고려해 부작용은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치료효과는 동등하게 유지하면서 이런 부작용을 줄이거나 최소화 할 수 있는 치료대안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더구나 다른 치료대안이 더 저렴해 경제적인 선택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임브루비카에 이어 BTK억제제 2세대 약제로 나온 브루킨사캡슐(자누브루티닙)이 바로 그 치료대안이다. 이 약제는 MCL과 발덴스트롬 마크로글로불린혈증(WM) 치료제로 2022년 2월 국내에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후 재발성/불응성 변연부림프종(MZL, 2022년 9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및 소림프구성림프종(CLL/SLL, 2023년 7월)으로 사용범위를 잇따라 확대했다.

문제는 건강보험 등재다. 브루킨사는 허가-급여평가 연계제도를 활용해 식약처 허가 전에 MCL과 WM에 대한 급여등재 신청이 접수됐다. 하지만 항암제 첫 급여평가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MCL 적응증에 대한 급여기준 설정이 거부됐고, 현재 WM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암질심의 MCL 급여기준 설정 거부는 2022년 4월6일 뿐 아니라 같은해 9월21일까지, 두 차례 이뤄졌다. 

그래서 임브루비카를 못쓰는 MCL 환자들이 브루킨사를 쓰려면 한달기준 409만원이나 되는 약값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급여 등재됐다면 환자부담은 월 20만원 정도다.

브루킨사는 임상적 유용성 측면에서 치료 대안이 못될까=암질심은 브루킨사가 임브루비카와 비교해 임상적 유용성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급여기준을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뉴스더보이스가 분석기사를 준비하면서 베이진코리아 측에 요청해 받은 자료를 보면,  임상적 유용성이 불명확하다는 것도 의구심이 든다. 암질심 이후 브루킨사에 대한 NCCN 가이드라인의 변화가 있었던 건 특히 주목할 대목이다. 

일단 MCL과 관련해 브루킨사와 임브루비카를 직접 비교한 임상연구는 없다. 그래서 활용된 게 간접비교다. 또 미국에서 이뤄진 리얼-월드 데이터(실사용자료) 기반 분석결과도 있다.

우선 두 약제 간 임상자료를 단순비교하면 브루킨사는 2개의 임상에서 재발성 또는 불응성 MCL 환자에게 각각 83.7%와 84.4%의 높은 전체반응율(ORR)을 보였다. 임브루비카의 경우 2개 연구에서 각각 68%와 72%였다.

브루킨사의 12개월 시점 전체 생존률(OS)도 각각 84.1%와 83%로 임브루비카 1개 연구의 68%보다 더 높았다. 브루킨사의 1개 3년 장기 추적관찰 연구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PFS) 중간값이 33개월로 나타났다. 치료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게 확인된 것이다.

호주 의약품급여자문위원회(PBAC) 평가 결과에 의하면 환자 특성을 보정한 후 시행한 두 약제 간 간접비교에서 ORR, 완전반응률(CR), PFS, OS 모두 브루킨사가 임브루비카와  비교해 최소한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이를 토대로 임브루비카에 대한 브루킨사의 비열등성을 인정해 급여 결정했다.

미국에서 실시한 BTK억제제로 치료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성과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에서도 브루킨사는 임브루비카 대비 효과와 안전성이 더 나은 경향성이 확인됐고, 이 결과는 유럽혈액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브루킨사는 MCL 관련 2개의 연구와 다른 림프종 연구들을 통합한 안전성 분석에서 임브루비카 대비 주요출혈, 심방세동 및 고혈압 발생률이 낮게 보고되는 등 안전성도 입증됐다. 

NCCN 가이드라인이 선택한 브루킨사=회사 측이 뉴스더보이스에 제공한 자료 중 가장 주목할 건 2022년 9월 암질심 이후 나온 NCCN 가이드라인 관련 사항이었다. NCCN은 잘 알려진 것처럼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암센터들이 통합된 비영리 네트워크다. NCCN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암종 중 약 97%를 다루고 연구하면서 진료현장에서 활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는데,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개정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심사평가원도 NCCN 가이드라인의 권위를 인정해 급여여부를 평가할 때 교과서와 함께 이 가이드라인을 중요하게 본다.

이 '권위있는' 가이드라인(B세포 림프종 5차)에서 브루킨사는 임브루비카 대비 선호되는 치료법(preferred regimens)으로 언급돼 있다.

정리하면, 기존 임상자료와 해외 평가 사례, 미국의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자료에 더해 NCCN 가이드라인의 권고수준 변화까지 브루킨사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불명확을 불식시킬 소재는 이만하면 충분히 찬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치료대안, 더 늦출 이유있나=임브루비카는 올해 9월 만성림프구성 백혈병(CLL)과 소림프구성 림프종(SLL) 1차 치료제로 급여범위가 확대되면서 상한금액이 5만8555원에서 4만8015원으로 18%나 낮아졌다. 조정된 가격 기준 한달약값은 576만1800원이다. 

브루킨사는 어떨까. 이 약제는 현 상한금액이 3만4100원이다. 한달로 환산하면 약값은 409만2000원으로 임브루비카 비용대비 71% 수준에 불과하다. 만약 브루킨사의 WM 적응증과 함께 MCL도 올해 5월 건강보험이 적용됐다면 당시에는 브루킨사의 MCL 치료비용은 임브루비카의 58%에 불과했다. 브루킨사는 MCL 등으로 급여사용범위가 확대될 경우 상한금액을 지금보다 더 낮출 가능성이 크다.

베이진코리아는 MCL와 CLL에도 급여를 적용해 달라고 이미 지난 7월 급여확대 신청을 심사평가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작용 위험으로 임브루비카를 쓰지 못하거나 부작용을 참아가면서 쓰고 있는 환자들. 임브루비카보다 우선 권고하고 있는 NCCN 가이드라인. 현격한 약값 격차. 심사평가원이 브루킨사의 MCL 급여확대안을 암질심에 안건으로 올려서 신속히, 또 진중하게 심의해야 할 이유들은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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