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환우회 "인슐린펌프 급여화와 의료진 교육수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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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환우회 "인슐린펌프 급여화와 의료진 교육수가 절실"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1.1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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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학회, 국회 토론회 개최 "태안 당뇨병 가족 사망 재발 방지해야"
혈당관리 교육 필수, 수가 신설 시급…복지부 "당뇨 관리체계 종합적 검토"

"당뇨병을 앓고 있던 태안지역 가족 사망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인슐린펌프 급여화와 의료진 교육수가 신설이 절실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차봉수) 주관,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주최로 1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인슐린이 필요한 중증 당뇨병 관리체계 선진화 방안' 국회 토론회에서 의료진과 환우회 모두 건강보험 급여화를 촉구했다.

당뇨병학회 주관으로 11일 열린 중증 당뇨병 관리체계 국회 토론회 모습.
당뇨병학회 주관으로 11일 열린 중증 당뇨병 관리체계 국회 토론회 모습.

차봉수 이사장은 "인슐린이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은 식습관 관리와 함께 혈당측정과 인슐린 투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약간의 오차도 환자 상태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의료인에 의한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환자교육이 중요한 이유"라고 토론회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의료인들의 시간과 노력이 건강보험 인정을 받지 못해 환자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제한적이다. 혈당관리에 사용되는 의료기기와 소모품이 요양급여를 통해 직접 처방되지 않은 문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펌프 등은 정확한 활용이 결코 쉽지 않아 사용법은 전문 의료진과 의료기관 관리 시스템 안에서 교육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학회는 제도개선 방안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학회 김재현 췌도부전당뇨병 TF팀장은 발제를 통해 "몸에서 인슐린이 나오지 않는 당뇨병을 췌도부전당뇨병(대부분 1형 당뇨병)이라고 하며 합병증 발생으로 중증질환"이라며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된 인슐린 주입기(디지털 펜, 센터연동인슐린펌프)는 의료진 교육과 함께 제공 시 혈당을 개선할 수 있는 기기로 1형 당뇨병 환자에서 사용은 필수"라고 말했다.

현재 1형 당뇨병 환자에게 기기를 요양비로 보험 적용하고 있으나 처방율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인구는 1형 당뇨병 인구의 10.7%,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되는 인슐린 펌프 사용은 1형 당뇨병 인구의 0.4%(1형 당뇨병 환자 5만 7천명 중 241명)에 불과하다.

김 팀장은 "처방율이 낮은 이유는 치료관리 수가 부재와 요양비 제도, 높은 가격 및 렌탈 제도 부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진 치료관리 없이 기기만 줘서 혈당 조절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으로 입증됐다. 경제성 평가에서 치료관리 수가가 동반되어야 합병증 비용이 절감되고 흑자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치료관리 수가가 있고, 병원에서 기기를 관리하고, 렌탈 제도가 있다. 우리나라도 기기 갑만 지원해 줄 것이 아니라 치료관리 수가를 제정하고, 요양비 아닌 요양급여 제도로 변경하고, 렌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급여 지원대상도 나이가 아닌 질환 중증도에 따라 구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재현 팀장은 "언제까지 의료진에게 교육수가 없는 열정페이를 지속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병원당뇨병교육간호사회 이정화 부회장은 "19년째 당뇨병 환자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을 하면 증상은 좋아지고 안하면 악화된다. 외래환자 교육과 인슐린 주사교육 등을 혼자 담당하며 연차도 못쓰고 있다. 의료진 교육은 열정페이인가"라며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교육에 대한 적절수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참석한 당뇨병 환우들은 1형 당뇨병 중증질환 지정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토론 내용을 지켜봤다.
토론회 참석한 당뇨병 환우들은 1형 당뇨병 중증질환 지정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토론 내용을 지켜봤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회장은 태안 지역에서 발생한 당뇨병 가족 사망 사건을 전하면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미영 회장은 "당뇨병 환자들이 불법인줄 알면서 해외에서 의료기기를 들여오는 것은 살려는 몸부림이다. 환우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많다. 개인이 아닌 가족 전체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혈당 관리가 안되는 환자는 우울증에 시달린다. 영국 등 선진국은 환자가 기기를 선택하고 정부에서 100% 부담한다. 환자 스스로 자기주도 학습 능력과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혈당관리가 가능하다. 태안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의료계에서 체계적인 교육환경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복지부 정성훈 과장은 당뇨 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검토를 피력했다.
복지부 정성훈 과장은 당뇨 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검토를 피력했다.

복지부는 당뇨병 관리 제도의 보완과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대학병원과 함께 의원급에서 관리할 수 있는 통합적 관리체계를 고민 중인 상황이다.

보험급여과 정성훈 과장은 "교육상담 시범사업을 인슐린펌프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치료관리 수가도 시범사업 중에 있다"면서 "고민되는 부분은 보건의료 접근성과 의료질, 비용 등 3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관리는 대학병원 중심에서 일차의료기관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교육 분야는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등 팀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기기 요양비의 요양급여 전환은 검토 중이나 어렵다. 각 제도의 장점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성훈 과장은 "당뇨 관리 어려움 등을 종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관심을 갖고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당뇨병 환우들이 다수 참석해 '1형 당뇨병은 중증난치질환으로 지정되어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환자와 가족의 간절함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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